알부민은 혈장 단백질의 절 반 정도를 차지하는 가장 풍부한 단백질로(나머지의 대부분은 글로불린이 차지), 정상 혈중 농도는 3.4~5.4 g/dL 사이이다. 알부민은 구형 구조의 585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일 펩타이드 사슬로, 분자량은 약 66kDa이고 반감기는 21일이다.
알부민은 여러 가지 생리적 역할을 한다. 가장 중요한 역할은 혈관 내 삼투압을 유지하여 체액이 혈관 외 공간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콜로이드 삼투압의 약 80%를 차지한다. 만일 혈중 알부민 농도가 저하된다면 혈관 내 삼투압이 떨어지면서 체액이 혈관 외 공간으로 빠져나가 축적되면서 부종이 발생한다.
또한 알부민은 여러 가지 내인성 화합물(예: 장쇄 지방산, 스테로이드) 및 외인성 화합물(예: 다양한 약물)의 저친화도(low affinity)의 고용량(high capacity) 운반체 및 저장소 역할을 한다. 알부민에 화합물을 결합시키면 신생아의 비결합 빌리루빈(unconjugated bilirubin)과 약물의 경우와 같이 독성을 줄일 수 있다.
혈청 알부민의 결정 구조와 약물 결합 부위. 알부민의 결정 구조는 심장 모양으로 3개의 주요 영역으로 나뉘며, 각 영역은 2개의 하위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알부민의 약물 결합 부위가 부위 I과 부위 II의 2개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 다양한 약물의 자세한 결합 영역은 그림에 표시되어 있다.
알부민은 순환 칼슘의 40% 이상과 결합하며, 티록신, 코르티솔, 테스토스테론 등과 같은 호르몬을 운반한다. 또한 지방산의 주요 운반체이며 상당한 항산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알부민은 또한 혈장 완충액(plasma buffer)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산-염기 평형을 유지하는 데 관여한다.
혈청 알부민 수준은 영양 상태와 질병의 중증도(특히 만성 및 중증 환자)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데, 일반 혈액검사에서 쉽게 측정이 가능하다. 특히 알부민은 간에서만 합성되므로 간의 기능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 본 포스팅에서는 저알부민혈증의 원인, 진단 및 치료에 대해 요약해본다.
알부민은 간에서만 합성되는데, 하루 10~15 g이 만들어지고, 이후 순환계로 들어가서 30~40%가 순환계에 남아 있고 일부는 혈관 외 간질 공간으로 이동한다. 인슐린 및 성장 호르몬은 알부민 합성을 자극하며, 인터루킨-6 (IL-6), 인터루킨-1 (IL-1) 및 종양괴사인자와 같은 염증성 매개체는 합성을 억제한다.
혈청 알부민 수준의 조절은 혈장 내 알부민 농도에 따라 다르다. 알부민의 분해 속도는 일정하지 않지만 리소좀 효소에 의해 끊임없이 분해되며, 반감기가 약 20일이 된다. 알부민의 분해가 일어나는 부위는 신장, 모세혈관, 간 동(hepatic sinuses)을 포함하여 신체 전체에 널리 퍼져 있다.
혈청 알부민 수치가 낮으면 단기 조절 기전으로 혈관 외 구획의 알부민이 혈관 내로 이동하여 농도를 높이고, 아울러 알부민의 분해 속도가 감소하여 알부민 저하를 늦추게 된다. 이 때 알부민을 보충하면 분해 속도가 증가되기 때문에, 만성 질환에서 알부민 수치를 조절할 때 임상의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알부민 합성과 분해의 조절은 서로 독립적이다. 알부민 분해가 알부민 농도에 따라 달라진다면, 알부민 합성은 주로 신체의 삼투압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 혈청 알부민 수치가 효과적으로 조절된다.
혈액 내 알부민 농도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감소할 수 있으며, 그 농도가 정상 범위보다 낮아지는 경우를 저알부민혈증이라고 한다. 혈장 내 알부민이 감소하면 아래와 같은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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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종, 복수, 흉수 : 알부민은 삼투압을 생성하여 혈액 내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알부민 수치가 낮아지면 혈관 내 수분이 혈관 밖의 조직으로 이동하여 부종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발, 다리, 발목, 복부 등에 부종이 나타나기 쉽다. 심한 경우 복강이나 흉강에 체액이 고이는 복수나 흉수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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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 부진, 체중 감소, 근육량 감소 : 알부민 수치 감소는 소화 기능 저하를 유발하여 식욕 부진을 초래하고, 설사, 메스꺼움,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체중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알부민은 근육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알부민 수치가 낮아지면 근육량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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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감, 쇠약감, 피부 변화 : 알부민은 여러 영양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므로 알부민 수치가 낮아지면 피로감과 쇠약감을 느낄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탄력이 떨어지며, 상처 회복이 느려질 수 있다. 또한 철분 운반에도 관여하라므로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면역력 저하로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저알부민혈증이 발생하는 기전은 1) 알부민 생산 감소, 2) 알부민 손실 증가, 3) 혈관 내 체적 확장, 4) 알부민 분해 증가, 또는 5) 이들 요인의 조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1) 알부민 생산 감소
알부민은 간에서만 합성되므로, 급성 간부전이나 진행성 간경변과 같이 간손상이 심한 경우에 알부민 합성이 감소하여 저알부민혈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만성 간질환의 초기에는 혈청 알부민 수치에 별 변화가 없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간에 별 문제가 없더라도 비정상으로 나올 수 있어서 원인 평가에 주의가 필요하다.
2) 알부민 손실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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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에서의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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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부민은 크기가 커서 사구체 통과과 어렵기 때문에 소변으로의 손실은 하루 30 mg 미만이다. 그러나 정상인이라도 고열, 강렬한 운동 또는 특정 자세로 인해 생리적으로 알부민뇨가 발생할 수 있지만 대개 일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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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에서의 병적인 손실은 사구체 질환에서 발생한다. 신증후군은 단백질(특히 알부민)이 하루 3.5 g 이상 손실되는 경우로, 부종과 복수가 발생한다. 또한 만성 신장병은 하루 30~300 mg의 알부민 손실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말기 신부전에서는 심한 단백뇨와 저알부민혈증이 유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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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에서의 알부민 손실(protein-losing enteropath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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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을 통한 단백질 손실이 단백질 합성 속도를 초과하여 저알부민혈증으로 이어진다. 발생 기전은, 1) 림프관 압력 증가(예: 림프절 종대로 인한 림프관 압박, 림프관 확장증), 2) 점막 침식에 의한 손실(예: 크론병), 3) 장 점막 투과성이 증가하는 경우(예: 셀리악 병, 경피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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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서의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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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이 심한 경우에는 화상 상처 부위에서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여 알부민이 유출되어 저알부민혈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급성기 반응으로 간에서 알부민 합성이 저하되어 더욱 감소한다.
3) 혈관 내 용적 확장
과혈량증(hypervolemia), 즉 혈관 내 혈액량이 증가하면 알부민이 희석되어 저알부민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임신, 특히 임신 2기 및 3기에는 체액 저류, 혈장량 확장 및 혈관 저항 감소에 의해 저알부민혈증이 흔히 발생한다.
4) 알부민의 분해 대사 증가
중증 질환(critical illness) 및 패혈증(sepsis) 환자는 혈관 투과성 증가와 모세혈관 누출로 인해 알부민 손실이 발생한다. 또한 이러한 중증 상태에서는 종종 알부민 합성 감소와 분해 증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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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심부전 환자에서 저알부민혈증은 매우 흔하다. 발생 기전은 영양실조, 염증, 간기능 장애, 단백질 손실 장병증, 혈관외 유출 증가를 포함한 다양한 요인의 조합으로 발생한다. 심부전에서의 저알부민혈증의 위험은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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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경우,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여 혈관 내 알부민이 혈관 외 구획으로 유출된다. 또한 급성기 반응으로 간에서 단백질 합성이 영향을 받아서 알부민이 감소된다. 혈청 알부민 수치는 화상 상처의 중증도를 평가하고 이환율과 사망률을 예측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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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
패혈증에서 저알부민혈증은 혈관 투과성 증가와 모세혈관 누출과 관련이 있어 혈관 내 구획에서 제3공간으로 알부민이 손실된다. 또한 중증 패혈증에서는 알부민 합성 자체가 감소하고 분해도 증가하여 저알부민혈증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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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실조
저알부민혈증은 영양실조 환자에서 흔히 발견된다. 단식(fasting)의 경우 알부민 생산이 급격히 감소하여 단식 첫 24~48시간 내에 알부민의 3분의 1 정도가 감소할 수 있다. 영양실조는 수술 후 부작용과 관련되기 때문에 혈청 알부민은 영양 최적화 및 수술 준비에 대한 임상 지표로 사용된다.
Kwashiorkor는 굶주린 소아에서 나타나는 심한 영양실조로, 간에 아미노산과 다른 영양소(예: 철분과 아연)가 공급되지 않아 혈청 알부민이 떨어지고 신체 조직에 체액이 축적된다.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 환자는 섭취 부족으로 혈청 알부민이 약간 낮아질 수 있지만, 이 질환의 주요 결과는 아니다.
혈청 알부민 농도가 증가하는 경우는 임상적으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알부민 수치 증가의 가장 흔한 원인은 탈수로, 혈관 내 체액의 손실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알부민 농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즉, 알부민 양은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체액의 감소로 인해서 알부민 농도가 높게 측정된 결과이다.
둘째, 고알부민혈증은 대사 증후군, 더 구체적으로 인슐린 저항성과도 연관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인슐린이 알부민 생성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대사 증후군에서의 인슐린 저항성 상태는 촉발 요인으로 작용하여 간에서 알부민 생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치료는 저알부민혈증을 유발하는 기저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경구 섭취가 가능한 환자는 육류, 생선, 콩 등의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지원한다. 간에서의 단백질 합성을 돕는 비타민(B, C 및 K)와 미네랄(아연, 철분, 셀레늄, 구리 등) 등의 영양소 공급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경구 섭취가 불가능한 중증 환자의 경우에는 알부민 주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알부민 주입이 중증 환자군에게 임상적으로 유익한지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화상이나 쇼크 환자의 경우 알부민 주입을 시도하며, 유효 혈액량 저하에 의해 합병증이 발생한 간경변이나 급성 신증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알부민 투여는 주로 정맥 주사를 통해 투여된다. 투여된 알부민은 혈액 내에서 직접 작용하여 혈액량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유지하며, 조직으로의 수분 이동을 제어하는 등의 효과를 나타낸다. 알부민 주사가 유익한 경우에 관해서는 국내 알부민 주사제의 급여기준을 참고하면 된다.
⊙ 경구 알부민 제제의 효과에 대한 논란
현재까지 경구 알부민 제제의 치료 효과는 인정되지 않는다. 알부민을 경구로 투여하면 위장관에서 소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된다. 또한 알부민은 분자량이 크기 때문에 소화 과정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대부분 소화되지 못한 채 배설된다.
아울러 경구 알부민 제제(일반적으로 생선에서 추출한 식품 보충제로 판매됨)의 효과에 관한 신뢰성 높은 연구를 찾기가 어렵다. 경구 알부민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한 연구들은 대부분 소규모로 진행되었고, 무작위 대조연구 등의 연구 디자인이나 통계 분석에서 제한적이다.
이렇게 경구 알부민에 관한 연구가 적은 것은, 장기간의 대규모 위약대조 시험이 필요하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반면, 이론적으로 소화 과정을 거치는 알부민 경구 투여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알부민 투여 후의 평가 지표가 대개 혈중 알부민 농도인데, 약간의 농도 증가를 임상 결과의 종료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혈청 알부민은 신체에서 여러 항상성 기능을 하는 가장 풍부한 혈장 단백질로, 혈관 내 삼투압을 유지하고 호르몬, 이온, 다양한 약물과 같은 혈액의 많은 화합물을 운반하며, 이들 물질의 독성을 낮추는 역할도 있다. 알부민의 조절은 혈장 내 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저알부민혈증은 신장, 위장관, 피부 또는 혈관 외 공간을 통한 알부민 손실 증가, 혈관 내 체적 확장, 알부민 분해 증가, 알부민 생산 감소 또는 위의 조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고알부민혈증은 임상적으로 별 문제가 되지는 않으며, 일반적으로 탈수와 관련이 있고, 흔하지는 않지만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있다.
저알부민혈증의 치료는 기저 원인 질환의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경구 섭취가 가능한 경우에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의 섭취의 지지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알부민 보충이 필요한 경우는 대부분은 중증 질환으로 알부빈 정맥 주사가 필요하지만, 질환 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알부민 주사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태로는, 쇼크, 화상, 성인호흡곤란증후군, 심폐우회술, 신생아용혈병, 유효 순환 혈액량 부족에 의해 부종이 호전되지 않는 급성 신증, 중증 간경변으로 자발적 세균성 복막염이나 제1형 간신증후군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대량 복수천자가 필요한 경우 등이다.
일반인에서는 알부민 보충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으며, 알부민 보충이 건강에 득이 되지도 않는다. 특히 경구 보충은 이론적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신뢰도 높은 관련 임상 연구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알부민 치료를 원하는 경우에는 진료를 통해서 알부민 투여가 필요한 상태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