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T 상승의 원인이 "간 때문이 아니야!?" | 다른 1차 원인이 없는지를 꼭 감별해야 합니다.
저혈압과 발열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의 혈액 검사 결과에서 AST/ALT가 1,200 / 879 로 측정되었습니다.
Q: 이 환자의 LFT 상승은 1차적인 간손상이 원인일까요? 아니면 다른 1차 원인에 의한 2차적인 반응으로 봐야 할까요?
소화기내과 협진을 부를까 고민하는 순간, 정작 필요한 것은 간 전문의가 아니라 혈압 기록지일 수 있습니다. 응급실 루틴검사로 LFT를 찍었는데 수백, 심지어 1,000을 넘겨도, 간 자체의 병이 아니라 다른 장기의 문제가 간에 그림자를 드리운 것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2차성 LFT 상승'을 응급의학과 관찰자 시점에서 정리하겠습니다.
핵심 메시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AST/ALT가 1,000을 넘어도 자동으로 소화기내과·간 질환을 먼저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정도 급격한 상승은 감별진단이 의외로 좁고, 응급의학과가 익숙한 질환(쇼크, 패혈증)이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 왜 간 아닌 병이 LFT의 상승을 일으킬까?
간 자체 질환(바이러스성 간염, 원발담도질환, 독성 간손상) 외에도, 전신질환이나 다른 장기의 부전이 LFT를 2차적으로 올릴 수 있습니다. 응급실에서 자주 마주치는 축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순환기·혈역학 ]
→ 허혈성 간염(shock liver): 패혈성 쇼크, 심정지 후, 급성심근경색 등 관류저하로 발생.
→ 울혈성 간병증: 우심부전, 삼첨판역류, 협착성심낭염. 중심정맥압 상승 → 간비대 + 담즙정체 양상(Bilirubin·ALP 상승) + 경도 AST/ALT.
[ 패혈증·전신감염 ]
→ 패혈증 연관 담즙정체: 사이토카인(IL-6, TNF-α)이 담즙산 수송체를 억제해 황달과 Direct Bilirubin·ALP 위주 상승.
→ 비간친화성 바이러스(EBV, CMV, HSV, VZV, COVID-19 등): 반응성 간염으로 경도~중등도 상승.
[ 근골격계 ]
→ 횡문근융해증/다발근염: AST 위주 상승(AST>ALT), GGT·Bilirubin은 정상. CK·미오글로빈 동반 상승으로 감별.
→ 골 대사 질환(골절 회복기, 골전이암, Paget병 등): ALP 단독 상승.
•
rhabdomyolysis 환자의 lab을 보면, LFT가 상승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서 LDH, r-GT, bilirubin도 상승되어 있지요. 그 이유는 근 골격근에 존재하는 다량의 AST와 LDH근세포 괴사(sarcolemmal disruption)가 일어나면 세포 내 효소가 혈중으로 대량 쏟아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ALT는 간 특이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골격근에도 일정량 존재합니다. 근육 손상 규모가 크면 ALT 역시 수백~수천 단위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 내분비·대사 ]
→ 갑상선기능항진증: 산소요구량 증가와 저산소증으로 AST/ALT/ALP/Bilirubin 전반 상승 가능.
→ 갑상선기능저하증: 2차성 지방간으로 만성 경도 상승.
→ 부신기능저하증: 원인불명의 경도 상승, 스테로이드 보충 시 호전.
[ 소화기·자가면역 ]
→ 급성췌장염: 총담관 외인성 압박 또는 전신염증으로 Bilirubin·ALP·경도 AST/ALT.
→ 셀리악병/IBD: 원인미상 간효소 상승.
[ 혈액종양 ]
→ HLH(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간비대 + 심한 LFT 상승 + 고페리틴혈증 + 범혈구감소증.
→ 림프종/백혈병의 간 침윤.
Clinical Pearl
LFT가 오르면 반사적으로 "간이 아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응급실에서는 오히려 "이 환자에게 최근 혈압이 떨어진 적이 있었나, 패혈증은 아닌가, 심부전은 없나"를 먼저 물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R value - 세 갈래로 나누는 첫 걸음
R = (ALT/ALT 정상상한) / (ALP/ALP 정상상한)
→ R 5 이상: 간세포성 패턴(Hepatocellular).
→ R 2 초과 5 미만: 혼합 패턴(Mixed).
→ R 2 이하: 담즙정체성 패턴(Cholestatic).
이 R value 하나로 다음 검사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간세포성 패턴(R≥5) - 응급실에서 가장 중요한 구간
여기가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AST/ALT가 1,000~2,000을 넘는 급격한 상승의 감별진단은 사실 매우 좁습니다.
[ AST/ALT > 1,000의 3대 원인 ]
1. 허혈성 간염(Shock liver)
2. 급성 바이러스 간염(HAV, HBV - HCV는 이 정도로 잘 안 오름)
3. 약물/독성 간손상(아세트아미노펜 과량이 압도적으로 흔함, 한약·건강식품·버섯 중독 등)
→ 참고로 알코올성 간염은 AST/ALT가 보통 500을 넘지 않습니다. "술 마시는 사람이니 알코올성이겠지"라며 1,000대 수치를 알코올 탓으로 돌리면 진짜 원인(허혈, 중독)을 놓칩니다.
[ 허혈성 간염 - 응급의학과 의사가 놓치기 쉬운 패턴 ]
→ 혈압 저하·심정지·심한 저관류 병력이 핵심 단서입니다.
→ 특징: AST/ALT가 수 일 내 수천 단위까지 급등했다가, 관류가 회복되면 7~10일 내 정상으로 급락합니다.
→ 감별 포인트: LDH가 초기에 극적으로 함께 오릅니다. AST:LDH 비율이 1.5 미만이면 허혈성 간염을 급성 바이러스 간염보다 강하게 시사합니다(바이러스 간염은 이 비율이 더 높음).
→ Bilirubin·ALP는 대개 경미하게만 오릅니다.
→ 예후는 대개 양호하고 자연 호전되지만, 저관류의 기저 원인(심부전, 패혈증)에 따라 예후가 갈립니다. AST가 3,000을 넘는 대량 상승 원인 중에서는 허혈성 간염의 사망률이 다른 원인보다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기저 심질환의 중증도 반영).
Clinical Pearl
"AST/ALT가 1,000이 넘었는데 왜 이렇게 빨리 정상으로 떨어지지?"라는 경과 자체가 진단의 열쇠입니다. 바이러스 간염이나 약물 독성은 이렇게 빨리 떨어지지 않습니다. 급등 후 급락(수일 내)은 허혈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 경도~중등도 지속 상승(AST/ALT<500) ]
→ AST/ALT 2 이상: 알코올성 간질환, 진행된 간경변.
→ ALT>AST: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MASLD), 만성 B/C형간염.
→ 추가 감별: 자가면역간염(ANA, IgG), 윌슨병(청소년~청년, ceruloplasmin), 혈색소침착증(ferritin/transferrin 포화도).
■ 담즙정체성 패턴(R≤2) - 담도부터 본다
[ 1단계 - 담도 확장 여부(복부 초음파/CT) ]
→ 확장 있음(간외 담즙정체): 담관결석, 악성 담도폐쇄(췌장암·담관암·바터팽대부암) → ERCP/MRCP/EUS로 진행.
→ 확장 없음(간내 담즙정체): 패혈증 연관 담즙정체, 약물성 간손상(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 아나볼릭스테로이드 등), 원발담즙성담관염(PBC, 항미토콘드리아항체), 원발경화성담관염(PSC, IBD 동반 확인, MRCP상 beaded appearance).
■ 5. 혼합 패턴(2<R<5)
→ 약물유발 간손상(DILI)의 흔한 형태.
→ 바이러스성·자가면역성 간염의 담즙정체 동반 변이.
→ 비총담관결석성 급성담낭염이나 초기 담도폐쇄.
■ 비간성 패턴 - 단독 효소 상승의 함정
[ AST 단독(또는 AST≫ALT, r-GT 정상) ]
→ 횡문근융해증/근병증: CK, 미오글로빈 확인.
→ 심근손상: Troponin, 심전도.
→ 용혈: CBC, Haptoglobin, 말초혈액도말.
→ 이 패턴에서 GGT가 정상이라는 것이 결정적 단서입니다. 진짜 간 손상이면 GGT도 함께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AST만 단독으로 오르고 GGT가 정상이면 근육·심장·혈액 쪽을 먼저 봐야 합니다.
[ ALP 단독(GGT, Bilirubin 정상) ]
→ 골 질환(골절, 골전이, Paget병), 생리적 원인(임신 3분기, 청소년 성장기).
→ 감별: GGT 동반 상승 여부, 또는 ALP isoenzyme 검사.
•
소아 및 청소년은 ALP가 대개 상승되어 있습니다.
[ Unconjugated Hyperbilirubinemia 단독(AST/ALT/ALP 정상) ]
→ 길버트증후군(금식·스트레스 시 악화) 또는 용혈성 빈혈.
Clinical Pearl
단독 효소 상승을 보면 항상 짝꿍 검사를 확인하십시오. AST 단독이면 GGT, ALP 단독이면 GGT, Bilirubin 단독이면 direct/indirect 분획. 짝꿍이 정상이면 간이 아닌 다른 장기를 의심할 신호입니다.
■ LFT가 상승되어 있을 때, 응급의학과 의사의 실전 가이드
1. LFT가 이상하면 먼저 R value를 계산해 패턴을 정합니다.
2. 간세포성이고 AST/ALT가 1,000을 넘으면, 곧바로 세 가지(허혈, 급성바이러스간염, 독성/약물)를 떠올립니다.
3. 최근 저혈압·심정지·쇼크 병력을 확인하고 LDH를 함께 봅니다. AST:LDH<1.5면 허혈성 간염 쪽에 무게를 둡니다.
4. 아세트아미노펜 복용력(고의든 아니든)을 반드시 묻고 필요시 농도를 확인합니다.
5. 담즙정체성이면 복부 영상으로 담도 확장부터 확인합니다.
6. 단독 효소 상승이면 짝꿍 검사(GGT, direct bilirubin)로 간 기원 여부를 가려냅니다.
7. 패턴과 무관하게, 패혈증·심부전·갑상선질환 등 전신질환의 임상 맥락을 항상 함께 고려합니다.
■ Dr. K's Key Points
1. LFT 상승, 심지어 1,000 이상도 간 자체 병이 아니라 전신질환의 2차 현상일 수 있다.
2. R value(ALT/ALP 비율 정상화값)로 간세포성·담즙정체성·혼합 패턴을 먼저 나눈다.
3. AST/ALT>1,000의 감별은 좁다 - 허혈성 간염, 급성바이러스간염, 약물/독성(특히 아세트아미노펜)이 대부분이다.
4. 알코올성 간염은 보통 AST/ALT 500을 넘지 않아, 고수치를 알코올 탓으로 돌리면 안 된다.
5. 허혈성 간염은 급등 후 7~10일 내 급락하는 경과와 LDH 동반 급상승이 특징이다.
6. AST:LDH 비율 1.5 미만은 허혈성 간염을 바이러스 간염보다 강하게 시사한다.
7. 담즙정체성 패턴은 먼저 복부 영상으로 담도 확장 여부를 확인해 원인을 좁힌다.
8. AST 단독 상승 + GGT 정상은 횡문근융해·심근손상·용혈 등 비간성 원인을 시사한다.
9. 패혈증, 울혈성 심부전, 갑상선질환, HLH 등도 LFT를 2차적으로 올릴 수 있다.
10. 짝꿍 검사(GGT, direct/indirect bilirubin)를 항상 함께 봐야 단독 상승의 기원을 가려낼 수 있다.
여러분은 응급실에서 AST/ALT 1,000 이상을 봤을 때 첫 번째로 무엇을 확인하시나요? 처음부터 '묻지마라 이건 100% '간때문이야!' 라고 판단하시나요? 하지만, 간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닥터K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