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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67-1.뇌출혈 환자의 혈압조절

A. CPP 가 중요함

뇌관류압(CPP) = 평균동맥압(MAP) - 두개내압(ICP)
두개내압이 상승하면 같은 평균동맥압에서도 뇌관류압이 떨어지고, 반대로 평균동맥압이 떨어지면 두개내압이 정상이어도 뇌관류압은 떨어짐. ⇒ 결국 뇌출혈 환자에서 혈압을 어떻게 다룰지는 이 환자의 두개내압이 어떤 상태인지, 그리고 출혈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짐.

B. 병태생리 — 쿠싱 반사의 기전

B1. 두개내압 상승이 유발하는 뇌간 허혈

두개내압이 상승하면 뇌관류압이 감소하면서 연수의 혈관운동중추(Vasomotor center)를 포함한 뇌간이 국소 허혈에 빠짐. 이 허혈 자체가 반사의 방아쇠임.

B2. 교감신경 폭발과 반사성 고혈압

허혈에 빠진 혈관운동중추는 강력한 교감신경 출력 증가를 일으킴 ⇒ 말초 혈관의 알파1 수용체가 광범위하게 자극되어 전신혈관저항이 급격히 상승 ⇒ 그 결과 평균동맥압이 상승
이는 CPP = MAP − ICP 공식에서 MAP을 끌어올려 떨어진 뇌관류압을 다시 확보하려는 신체의 보상 기전. 즉 고혈압은 병리 그 자체가 아니라 뇌를 지키기 위한 방어 반응임.

B3. 압수용체 반사를 통한 서맥

갑작스럽게 상승한 전신혈압은 대동맥궁과 경동맥동의 압수용체(Baroreceptor)를 강하게 자극 ⇒ 이 신호는 고립로핵(Nucleus tractus solitarius)을 거쳐 미주신경 배측운동핵을 활성화 ⇒ 심장동방결절에 대한 미주신경 긴장도가 급격히 증가하며 반사성 서맥이 나타남
여기에 뇌간 자체의 호흡중추 압박으로 인한 불규칙 호흡이 더해지면 고혈압, 서맥, 불규칙 호흡이라는 쿠싱 삼징(Cushing's triad)이 완성.
쿠싱 반사가 나타난 환자에서 혈압 수치만 보고 강압제를 서둘러 투여하는 것은 흔한 실수입니다. 이 반사는 두개내압 상승에 대한 생리적 보상 반응이므로, 혈압을 낮추면 CPP가 더 떨어져 뇌허혈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습니다. 원인인 두개내압 상승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며, 혈압은 그 결과로 따라오는 신호로 해석해야 합니다.

C. 뇌출혈의 원인에 따른 혈압 목표

C1. 자발성 뇌출혈(Spontaneous ICH)

대부분 만성 고혈압에 의한 소혈관 손상이 원인으로, 혈종 주변부의 활동성 출혈이 첫 몇 시간 동안 지속되며 혈종이 확대(Hematoma expansion)됨
이 시기에 혈압이 높을수록 혈종 확대 위험이 커지므로, 여기서는 혈압을 적극적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

C2. 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

저혈압 자체가 이차성 뇌손상의 핵심 기전
외상으로 이미 손상된 뇌 조직은 자동조절능(Autoregulation)이 손상되어 있어, 전신혈압이 조금만 떨어져도 뇌관류압이 그대로 추락하며 허혈이 진행됨
그래서 여기서는 혈압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

C3. 동맥류성 지주막하출혈(Aneurysmal SAH)

동맥류가 아직 확보되지 않은 급성기에는 재출혈(Rebleeding)이 가장 두려운 합병증이므로 혈압을 일정 수준 아래로 유지해야 함
이후 지연성 뇌허혈(DCI)을 동반한 뇌혈관연축이 발생하면 오히려 혈압을 올려야 하는 상황으로 반전.

D. 진단 별 목표 혈압

구분
목표 방향
구체적 기준
자발성 뇌출혈 (Spontaneous ICH)
적극적으로 낮춤
SBP 150~220으로 내원 시: 1시간 내 목표 SBP 140 (유지범위 130~150) SBP 220 이상 시: 1시간 내 70 초과 급강하 금지. 첫 48시간 동안 20% 이상 급강하 금지
외상성 뇌손상 (SDH, 외상성 SAH 등)
낮추지 않고 유지 (저혈압 회피가 핵심)
15~49세 또는 70세 초과: SBP 110 이상 유지 50~69세: SBP 100 이상 유지SBP 90 미만 절대 회피 CPP 60~70 목표
동맥류성 SAH (동맥류 확보 전/후)
확보 전 상한 유지, 뇌혈관연축 시 반전
동맥류 확보 전: SBP 160 이하, MAP 65 이상 증상성 뇌혈관연축 발생 시: 유도고혈압 고려 (Class 2b)
"동맥류 확보 전"이라는 표현은 아직 코일색전술이나 클립결찰술로 동맥류를 처리하지 못한 상태, 다시 말해 터진 동맥류가 여전히 재파열될 위험을 안고 있는 시기.
자발성 뇌출혈의 목표 수치는 2022년 AHA/ASA 가이드라인이 INTERACT2와 ATACH-2 두 연구를 종합해 제시한 것. INTERACT2는 목표 140mmHg 미만이 180mmHg 미만보다 유리한 경향을 보인 반면, ATACH-2는 110~139mmHg까지 더 공격적으로 낮추는 것이 140~179mmHg보다 우월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기능 관련 이상반응만 증가시켰음. 이 두 연구의 절충점이 140mmHg라는 하한선.
외상성 뇌손상의 연령별 수축기혈압 기준은 Brain Trauma Foundation 4판 가이드라인에 근거. 전통적으로 90mmHg 미만을 저혈압으로 정의해 왔지만, 이후 대규모 코호트 연구들에서 이보다 높은 문턱값에서도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연령별 기준으로 세분화됨.
같은 "뇌출혈"이라는 진단명을 듣고 반사적으로 혈압을 낮추려는 것이 실제 진료에서 가장 흔한 실수. 외상 병력이 있는 경막하출혈이나 외상성 지주막하출혈 환자에서는 먼저 저혈압을 회피하는 것이 우선순위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함.

E. 치료 — 실제 사용하는 약제와 배합, 주입 속도

혈압을 낮춰야 하는 상황(자발성 ICH, 동맥류 확보 전 aSAH)에서는 니트로프루시드나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정맥성 혈관확장제를 피한다. 이들은 뇌혈관을 직접 확장시켜 두개내압을 오히려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

E1. 니카르디핀(Nicardipine)

배합은 25mg을 250mL 생리식염수 또는 5% 포도당액에 희석해 0.1mg/mL 농도로 준비
주입은 5mg/hr로 시작해 5분마다 2.5mg/hr씩 증량하며 최대 15mg/hr까지 사용하고, 목표 혈압 도달 후에는 3mg/hr 전후로 감량해 유지.
뇌혈류를 상대적으로 보존하면서 두개내압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신경계 응급에서 1차 선택

E2. 라베타롤(Labetalol)

배합은 200mg을 200mL 생리식염수에 희석해 1mg/mL 농도로 준비
정주 볼루스는 10~20mg을 2분에 걸쳐 투여 후 필요시 10분마다 반복하며(최대 300mg/day),
지속정주는 0.4~1mg/kg/hr(최대 3mg/kg/hr)로 시작.
알파-베타 차단 작용으로 뇌혈류를 비교적 그대로 유지하면서 두개내압을 올리지 않아 니카르디핀과 함께 1차 선택지로 꼽히지만, 서맥이나 심한 천식,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

E3. 클레비디핀(Clevidipine)

지질 유제 형태의 프리믹스 제제(0.5mg/mL)로 공급되어 별도 희석이 필요 없다.
1~2mg/hr로 시작해 초기에는 90초마다 배로 증량하고, 목표 혈압에 가까워지면 5~10분마다 증량폭을 줄여 조절하며 최대 21mg/hr을 넘기지 않는다.
반감기가 약 1분으로 매우 짧아 정밀한 titration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질 유제 기반이라 하루 지방 섭취 제한이 있는 환자나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서는 주의가 필요. ACCELERATE 연구에서 급성 뇌출혈 환자의 혈압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조절함이 확인됨.
클레비디핀(Clevidipine, 상품명: 클레비프렉스 Cleviprex)은 현재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정식 허가를 받지 않아 국내에 도입되어 있지 않다. 해외(특히 미국 FDA)에서는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급성 고혈압(Hypertensive Crisis)이나 뇌출혈 환자의 혈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절하기 위해 자주 쓰이는 초속효성 정맥 주사제(Dihydropyridine계 CCB)이지만, 국내 병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E4. 저혈압 교정이 필요한 경우

외상성 뇌손상에서 저혈압을 교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노르에피네프린을 1차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
페닐레프린은 반사성 서맥과 심박출량 저하 우려가 있어 상대적으로 덜 선호되며, 목표는 뇌관류압 60~70mmHg 유지에 맞춰 titration.

F. 임상 증례

[ 증례 1 — 전형적 케이스 ]
서두에 소개한 72세 여성입니다. 고혈압 과거력이 있었고, 갑작스러운 편측 위약감과 함께 수축기혈압 190mmHg로 내원했습니다. 두부 CT에서 기저핵 부위의 자발성 뇌출혈이 확인되었고, 발병 90분째였습니다.
니카르디핀을 5mg/hr로 시작해 1시간 내 목표 수축기혈압 140mmHg에 도달하였고, 이후 3mg/hr로 유지하며 48시간 동안 혈종 확대 없이 안정적으로 경과하였습니다.
[ 증례 2 — 비전형적 케이스 ]
서두의 65세 남성입니다. 급성 경막하출혈, 수축기혈압 210mmHg, 심박수 48회/분, 불규칙 호흡이라는 전형적인 쿠싱 삼징을 보였습니다.
자발성 뇌출혈과 동일하게 강압제 투여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 환자는 외상성 뇌손상이므로 저혈압 회피가 우선순위임을 확인하고 강압제 투여는 권고하지 않습니다. 대신 응급 개두술을 통한 혈종 제거로 두개내압 자체를 낮추는 근본적 치료를 통해, 수술 후 두개내압이 정상화되면서 혈압과 심박수도 자연스럽게 정상 범위로 회복되도록 합니다.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반사 자체를 약물로 억제하려 했다면 오히려 뇌관류압이 악화되었을 사례입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감별점이 있습니다. 이 환자처럼 서맥과 불규칙 호흡이 함께 동반된 경우로서 쿠싱 삼징(Cushing Triad)이 명확하므로 강압제를 보류하는 판단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만약 같은 SBP 210mmHg라도 서맥이나 불규칙 호흡 없이 순수하게 혈압만 높았다면, 이는 두개내압 상승에 대한 보상 반응이 아니라 통증이나 기존 고혈압 등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에는 쿠싱 반사로 오인해 무조건 방치할 것이 아니라, SBP 180 전후를 상한으로 하여 라베타롤이나 니카르디핀으로 조심스럽게 조절하는 것이 재출혈과 좌상 확대를 예방하는 데 더 합리적인 접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