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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마비 (Gastroparesis)

참고 사이트 :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551528/, Last Update: February 28, 2024.
위마비(gastroparesis)는 기계적 장애 없이 위의 운동 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음식물을 비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태(delayed gastric emptying)이다.
위마비 환자는 오심(메스꺼움), 구토, 복부 팽만, 조기 포만감, 복통 등의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위배출(ineffective gastric emptying)은 부교감 및 교감 신경계, 위 평활근 세포, 위와 장 내 조율 세포, 그리고 유문 괄약근이 관여하는 복잡한 과정에 이상이 발생하여 초래된다. 위마비 환자는 위 점막에 면역 세포 침윤 및 사이토카인 발현에 변화가 나타난다.
위마비의 원인은 다양한데, 50% 이상이 특발성이며, 당뇨병성, 수술 후, 감염 후, 또는 복용 약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이나 비만의 증가, 여러 관련 약물 복용의 증가에 따라 위마비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다. 임상적으로 기능성 소화불량과 증상이 겹치는 경우가 많지만 흔히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위마비를 확인하기 위한 진단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는 약물 내성과 효과 감소로 인해 제한적이므로, 식이 조절 등의 비약물적 관리가 중요한다.

A. 위마비의 원인

특발성: 병인의 약 50%를 차지
당뇨병: 당뇨병성 위마비는 1형 당뇨병에서 더 빈번하고 심각하지만, 2형 당뇨병에서도 나타난다.
수술 후: 미주신경의 의인성 손상 및 위장 구조 변화가 위 배출에 영향을 미친다.
바이러스 감염: 특히 노워크(Norwalk) 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류마티스 질환: 아밀로이드 신경병증 및 전신 경화증(경피증)
자가면역 질환: 치료로 자가항체의 혈장교환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신경 질환
외상성 척수 손상
약물: opioids, cyclosporine, phenothiazines, dopamine agonists, octreotide, alpha-2-adrenergic agonists, tricyclic antidepressants, calcium channel blockers, GLP-1 agonists or analogs, lithium, progesterone 등.
특발성 위마비 환자는 당뇨병성 위마비 환자에 비해서 복통 및 조기 포만감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 당뇨병성 위마비와 유사하게 증상은 간헐적이거나 주기적일 수 있다.
당뇨병성 위마비는 유병 기간이 길고, 혈당 조절이 잘 안되며, 자율신경병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1형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 위험이 높다. 한편 위장 마비는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혈당 조절이 불량한 환자의 최대 50%가 위장 마비를 경험하지만, 혈당 조절이 잘 되더라도 발생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 위마비는 식도, 위, 십이지장 또는 췌장 수술에서 흔히 발생하고, 미주신경을 손상시키는 시술 후에도 발생한다. 시기는 수술이나 시술 직후 또는 수개월~수년 후에 발생할 수 있다. 관련 수술에는 위저부 함몰술(Nissen fundoplication), 위절제술, 췌장암 냉동소작술, 췌장십이지장 절제술이 있다. 부인과 수술에서 보고된 예도 있다. 비만대사수술에서는 위 용적의 감소로 인해 위 배출 시간이 연장된다.
감염 후 위마비는 비교적 흔하며 일반적으로 자가 치유된다. 노워크 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가 가장 흔한 원인 바이러스로 확인된다. 그러나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거대세포바이러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또한 장기적인 자율신경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서 위마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및 만성 위장마비

급성 위장마비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위장마비로, 원인으로는 특정 바이러스 감염(바이러스성 위장염 후), 수술 후 미주 신경 손상, 특정 약물 복용 등이 있다. 일부 급성 위장마비는 원인이 해결되거나 시간이 지나면 호전될 수도 있다.
만성 위장마비는 증상이 장기간(예: 3개월 이상 또는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성 위장마비이며, 특발성 위장마비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 외에도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 결합조직 질환, 아밀로이드증, 특정 약물(예: 오피오이드)의 장기 복용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성 위장마비는 생활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B. 병태생리 및 조직병리

고형물 소화의 첫 단계는 위저부(fundus)와 근위부 위의 확장이며, 이어서 위전정부(antrum)의 수축이 이어진다. 연동 운동은 음식을 작은 입자로 분쇄한다. 위전정부 운동 기능은 고형물의 분쇄, 혼합 및 배출에 필수적이다. 운동 기능이 비정상이면 음식물 소화가 안되어 축적되고, 위석(bezoar)을 형성할 수도 있다.
유문(pylorus) 수축이 특정 힘에 도달하면 2 mm 미만의 입자는 십이지장으로 배출되고, 더 큰 입자는 위체부로 돌아와 추가적인 분쇄가 이루어지게 된다. 위마비의 주요 기전은 전정부 수축과 유문부 이완의 감소이다. 위전정부의 운동성 저하는 식후 첫 1시간 동안 분당 수축 횟수가 1회 미만인 경우로 정의된다.
신경근육 조절은 내인성 및 외인성 뉴런, 평활근 세포, 그리고 카할 간질세포(interstitial cells of Cajal, 원형 및 종주 근층 사이에 위치)를 포함한 여러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세포 간의 상호작용은 연동운동에 관여하는 수축과 이완을 조절한다. 장 신경계는 복잡하며 1억 개가 넘는 뉴런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할 간질세포는 위장의 서파(slow wave)를 생성하고 전파하는 조율기(pacemaker) 기능을 하며, 유문 수축과 이완을 유발한다. 아산화질소(nitrous oxide) 수치 감소는 유문 긴장도를 증가시켜 위마비에 기여할 수 있다. 위마비 환자에서 염증세포(macrophage, CD8 T cells)의 국소적 침윤이 증가하지만, 위마비가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
부교감신경계와 교감신경계는 모두 위 운동을 조절한다. 미주신경은 위 근육 신경의 70% 이상을 지배하는 필수적인 신경으로 운동 경로(motor pathway)는 위의 근육 수축을 조절하고, 감각 경로(sensory pathway)는 위 내용물의 전방 추진을 조정하는 정보를 전달한다.
특발성 및 당뇨병성 위마비는 위전정부의 운동성 저하와 관련이 있다. 반대로, 전신 경화증과 같은 침윤성 질환은 위전정부의 수축 횟수는 정상이지만 수축 강도(진폭)가 감소한다. 식후 위 용적 증가는 위 배출 지연과도 관련이 있다. 미주신경절제술 및 위절제술 환자에서는 위의 위상성 수축력(phasic contractility)과 조절 반응이 저하된다.
조직병리학적으로 위장 마비는 자율신경절 수의 감소와 비정상적인 위 근전도 기능을 초래하는 염증 변화와 관련이 있다. 저항성 위장 마비 환자 대상의 연구에서 장신경총의 림프구 침윤, 내측 원형 및 외측 종주 근층의 섬유화, 카할 간질 세포 감소를 보였다. 특발성 및 당뇨병성 위장 마비 환자의 위장 생검에서 카할 세포와 장내 신경 세포의 손실과 염증성 침윤의 증가가 확인되었다.

C. 진단

C1. 증상 및 징후

위마비는 이질적인 질환이다. 위 배출 지연의 정도와 증상이 항상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며, 검사상 위마비 양성으로 나타난 환자 중 일부는 증상이 없다. 가장 흔한 증상은 오심과 구토이며, 이는 위 배출 지연 정도와 상관관계를 보인다. 수 시간 전에 섭취한 음식을 토할 수 있고, 그 외에 식후 포만감과 팽만감이 있으며,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되면 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성 위마비와 특발성 위마비의 임상적 특성에는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다. 특발성 위마비 환자는 당뇨병성 위마비 환자에 비해 조기 포만감, 식후 포만감, 복통을 더 많이 호소한다. 당뇨병성 위마비 환자는 오심과 구토가 더 심하다.
복통은 위마비 환자에서 흔하지만 주된 증상은 아니다. 주 증상이 복통인 경우에는 다른 원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과 증상이 겹치는 경우가 많으며, 감별을 위해서는 위배출 검사가 필요하다. 위마비 증상의 정도는 증상의 심각도를 기반으로 하는 "위마비 주요 증상 지수( gastroparesis cardinal symptom index)" 설문지를 통해 정량화할 수 있다.
신체 검사에서 상복부 팽창이나 압통이 관찰될 수 있지만, 복막염을 시사하는 복직근 경직이나 복강경직은 없다. 환자는 파킨슨병 진전(parkinsonian tremor),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인한 감각 저하, 수술 후 위마비로 인한 수술 흉터 등 위마비를 유발하는 기저 질환의 징후를 보일 수 있다.

C2. 진단 검사

만성 오심, 구토, 조기 포만감, 식후 포만감, 복통 또는 복부 팽만감이 있는 환자는 위마비를 의심해야 한다.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사 후 기본적인 혈액 검사(대사 패널, 간기능, 전혈구, 리파아제 검사 등)를 시행한다. 영상검사(CT나 MRI)를 통해 기계적 폐쇄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을 배제한다. 위내시경검사 또한 장폐색의 원인을 배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1) 신티그래픽 위배출 검사(scintigraphic gastric emptying studies, GES)

위마비 진단의 표준검사로, 고체 또는 액체 방사성 동위원소가 포함된 식사를 사용하여 측정한다. 고형물 검사에서 정상인 경우 액체 GES 검사를 추가하면 진단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 진단은 식후 4시간째 위내 신티그래픽 잔류량을 기준으로 하며, 경증(15% 미만 잔류), 중등증(15%~35% 잔류), 중증(35% 초과 잔류)으로 분류한다.

(2) 위배출 호기검사(gastric emptying breath test, GEBT)

안정 동위원소인 13C를 기질(주로 spirulina)에 첨가하고 분광법을 이용하여 환자의 호흡에서 측정하며, 비침습적이며 방사선 노출을 피할 수 있다. GES와의 상관관계는 73~95% 정도이다. 그러나 간이나 폐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이 제한적이다.

(3) 무선 운동 캡슐(wireless motility capsule, WMC)

위마비 평가에 FDA 승인을 받은 또 다른 방법이다. WMC의 유용성은 비용, 가용성, 위 배출 정도와의 낮은 상관관계로 인해 제한적인데, 캡슐은 소화되지 않는 고형 물질이기 때문이다. WMC는 위마비에 대해 59~86%의 민감도와 64~81%의 특이도를 보인다.

(4) 위 초음파 검사

위전정부 운동 평가, 유문 혈류 패턴(transpyloric flow patterns)의 영상화, 위전정부 측정에 근거한 위 배출량 추정에 활용된다. 그러나 정확한 영상 정보의 부족, 숙련된 검사자의 필요성, 장시간 검사 등으로 실용성이 떨어진다.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아와 임산부에게 종종 사용된다.

D. 치료

위마비 환자 치료는 총체적인(holistic) 접근이 필요하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영양 상태 평가, 수분과 전해질 이상 및 영양 결핍의 교정, 위마비 증상 완화, 위 배출 개선, 그리고 질병 진행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 원인 치료로 구성된다.

D1. 식이요법 및 생활 습관 개선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교정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법이다. 이들 집단은 비만 유병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영양실조가 흔한 편이며, 비타민 보충제가 종종 필요하다. 경구 섭취가 불충분한 경우, 공장루관을 통한 경장 영양 공급을 고려해야 한다. 정맥 영양 공급은 거의 필요하지 않다.
소량씩 자주 먹기: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위가 부담을 느끼므로, 하루 여러 차례(4~6회) 소량씩 자주 섭취한다.
저지방, 저섬유질, 저분자 식단: 지방과 섬유질은 위 배출을 늦출 수 있으므로 섭취를 줄인다. 익힌 과일과 채소를 선택하고, 질긴 채소나 과일 껍질은 피합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 탈수를 방지하고 소화를 돕기 위해 충분한 물을 마신다. 그러나 탄산음료는 위 팽창을 악화시키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므로 피하도록 한다.
액체 또는 퓨레 형태의 음식: 증상이 심할 때는 액체나 부드러운 퓨레 형태의 음식이 고형식에 비해 소화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식후 가벼운 활동: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고 가볍게 걷는 등의 활동은 위 배출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금주 및 금연: 담배와 알코올은 위전정부의 수축력을 감소시키고 위 배출을 저해한다.
혈당 조절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당뇨병은 위무력증의 흔한 원인이므로, 철저한 혈당 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D2. 약물 요법

(1) 위장운동 촉진제

메토클로프라미드(5 mg/T)는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위마비 치료제로 승인된 유일한 약물이다. 일반적으로 식전 15분에 복용하며, 초기 용량은 5 mg 하루 3회, 투여 간격은 6시간 이상이 권장된다. 1일 최대 30 mg (6T)까지 증량할 수 있으나,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메토클로프라미드의 FDA 승인 치료 기간은 심각한 부작용(추체외로 증상, 고프로락틴혈증, QT 간격 연장 등)의 위험성 인해 12주까지로 제한된다. 국내에서도 비가역적 신경계 부작용 위험 때문에 1회 최대 권장 치료기간은 5일이다. 특히 3개월 이상 장기 복용이나 고용량 사용할 경우 부작용 위험이 현저히 증가하며, 여성 고령자에서 위험성이 더 높다.
메토클로프라미드는 지연성 운동이상증(tardive dyskinesia), 근육긴장이상(dystonia)과 같은 추체외로 증상에 대한 블랙박스 경고문을 포함하고 있는데, 최대 1%의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다.
근육긴장이상증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하면서 신체가 비정상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뒤틀리는 이상 운동을 보이는 신경계 증상이다. 증상은 몸의 특정 부위에 국한되거나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지연성 운동이상증 (tardive dyskinesia)
이는 통제되지 않는 불수의적 움직임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계 증상이다. 지연성이라는 말은 수개월 또는 수년의 장기간 복용 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오히려 더 심해지거나 평생 지속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안면 부위: 혀를 낼름거리거나 입술을 씰룩거리는 등 입과 턱 주변의 이상하고 반복적인 움직임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얼굴을 찡그리거나 눈을 빠르게 깜빡이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 사지 및 몸통: 팔다리, 손가락, 발가락 등이 저절로 움직이거나 몸 전체가 흔들거리는 등의 이상 운동이 나타날 수 있다.
근육긴장이상 (dystonia)
국소성 디스토니아: 한 부위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 안검경련: 눈 주위 근육이 떨리면서 눈이 자꾸 감기는 증상. 심해지면 눈을 뜨기 어려워 기능적 실명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 경부(목) 디스토니아: 목 근육의 경련으로 머리가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기울어지는 증상. • 서경증(쓰기 경련): 글씨를 쓸 때처럼 특정 행동을 할 때 손이나 팔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증상. • 전신성 디스토니아: 몸의 여러 부위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경우로, 몸 전체가 뒤틀리고 자세가 불안정해져 보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돔페리돈(10 mg/T)은 도파민 D2 길항제로서 메토클로프라미드와 유사한 작용으로 위배출을 향상시키고 오심과 구토를 감소시킨다. 돔페리돈은 보통 10 mg씩 하루 3회 복용하며, 특별한 경우 1회 복용량을 20 mg까지 증량해 볼 수 있지만, 국내 급여 기준은 10 mg씩 하루 3회, 한번 처방에 1주까지만 허용된다.
돔페리돈의 주요 부작용으로 심장 부정맥과 고프로락틴혈증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므로, 1주 이내 처방을 권고한다. 돔페리돈 처방 시에는 QTc 간격을 모니터링하여 450 ms를 초과하면 복용을 피하거나 중단하도록 한다. FDA는 미국에서 돔페리돈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시험용 의약품으로 검토 중이다.
에리스로마이신(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이자 모틸린 작용제)은 메토클로프라미드나 돔페리돈에 내약성이 없는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에리스로마이신은 급성 환자의 경우 정맥 투여(8시간마다 3g/kg)하고, 유지 요법으로는 경구 투여(250~500 mg, 하루 3회)할 수 있다.
그러나 에리스로마이신은 탈감작으로 인해 반응이 빠르게 감소하는 타키필락시스(tachyphylaxis)가 발생할 수 있어서 4주간 연속 투여로 제한된다. 흔한 부작용으로 위장관 독성, 이독성, 세균 내성, QTc 연장 등이 있다. 또한 항생제 내성 문제와 다른 약물 상호작용 등의 이유로 임상에서 사용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며, 현재 국내에서는 더 이상 발매되지 않는다.
5-HT4 수용체 작용제는 "변비 우세형의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사용되는 약물로, 장 신경총에 존재하는 5-HT4 수용체를 자극하여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이는 위장관 평활근의 수축을 유발하여 운동성을 향상시키고 내용물 배출을 개선함으로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모사프라이드(Mosapride)는 국내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에 수반되는 소화기능 이상(가슴쓰림, 오심, 구토) 개선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5-HT4 수용체 작용제로, 부정맥 유발 위험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프루칼로프라이드는 주로 만성 변비 치료에 사용되지만, 위마비 환자에서 위 배출 시간을 개선하는 효과도 보고되었다.

(2) 항구토제(antiemetics)

온단세트론(4 mg 또는 8 mg, 하루 최대 3회)과 같은 항구토제는 구역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운동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위마비에 사용할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항정신병약인 phenothiazine 계통의 Prochlorperazine (Stemetil)이 저용량으로 사용할 경우 화학수용체 방아쇠 구역(chemoreceptor trigger zone, CTZ)에 있는 도파민 D2 수용체를 차단하여 구토 반사를 억제한다. 도파민 수용체에 작용함에 따라 추체외로 증상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참고 : 온단세트론과 메토클로프라마이드
두 약제는 모두 항구토제로 사용되지만, 장의 운동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르다. 이는 두 약물의 약리 기전 차이에서 비롯된다.
1. 메토클로프라미드
장 운동에 미치는 영향: 이 약물은 장의 운동을 촉진한다. 즉, 위와 소장의 신경 말단에서 아세틸콜린 분비를 증가시켜 위장관 평활근의 수축을 강화하고, 위 배출을 촉진한다.
2. 온단세트론
약리 기전: 세로토닌 5-HT3 수용체 길항제이다. 구역과 구토를 유발하는 세로토닌(5-HT)이 뇌의 구토 중추(CTZ)나 위장관 신경의 5-HT3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한다.
장 운동에 미치는 영향: 온단세트론은 장 운동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대장의 통과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해 변비가 흔한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급성 장폐색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주의하여야 한다.
※ 오심 증상 치료에 사용하는 메토클로프라미드와 온단세트론의 비교
특징
메토클로프라미드
온단세트론
약리 기전
도파민 D2 길항제 & 5-HT4 작용제
5-HT3 수용체 길항제
장 운동 영향
촉진 (위장 운동 강화, 위 배출 촉진)
억제 (장의 통과 시간 지연)
주요 부작용
추체외로 증상, 졸음, 설사
두통, 변비
주요 용도
구역, 구토 억제, 위식도 역류, 위마비증 등
항암 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로 인한 구역, 구토 예방

D3. 내시경적 치료법

내시경적 치료는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고려할 수 있다.
보툴리눔 독소 주입(botulinum toxin injection): 유문에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하여 유문괄약근을 이완시켜 위 배출을 돕는 방법으로, 일부 연구에서는 효과가 보고되기도 했으나 무작위 대조연구에서는 효과가 확실히 입증되지 않아 논란이 있다.
내시경적 유문근 절개술(gastric peroral endoscopic myotomy, G-POEM): 내시경을 이용하여 유문 괄약근을 절개하는 시술로, 아칼라지아(식도 이완불능증) 치료에 사용되는 POEM과 유사한 원리이다. 최근 연구에서 효과가 인정받고 있는 최신 치료법 중 하나이다.
유문 풍선 확장술: 유문 부위를 풍선으로 확장하여 음식물 배출을 돕는 방법이다.

D4. 수술적 치료법

위의 비침습적 치료나 내시경적 치료에 효과가 없는 심한 위마비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1) 위 전기 자극술(gastric electrical stimulation, GES)

개복 또는 복강경을 통해 위에 전기 자극 장치를 삽입하여 위 운동을 조절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주로 구토가 심한 경우에 사용된다. 이 장치는 유문 근위부 10 cm 지점의 고유근층(muscularis propria)에 이식되는 한 쌍의 리드펄스 발생기로 구성된다.
GES는 당뇨병성 및 특발성 위마비 치료에 이용하는 동정적 치료법(compassionate treatment, 미승인 치료법의 특례적 사용)으로, 당뇨병성 위마비에 좀 더 효과적이다. GES 이식의 부작용으로는 감염, 리드 이동, 천공 등이 있다. 이 장치는 10년마다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2) 다른 중재법

배액 위루술(venting gastrostomy), 급식 공장루술(feeding jejunostomy), 부분 위절제술, 위문형성술 등이 있으나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

D5. 실험적 치료법

위장 마비에 대한 여러 가지 전향적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다. 경피 패치형의 5-HT3 길항제인 그라니세트론은 위장마비 관련 오심과 구토를 개선하는 것으로 보인다. 뉴로키닌-1 수용체 길항제(neurokinin-1 receptor antagonist)인 아프레피탄트에 대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도 위장마비의 증상을 개선시켰다.
최근에는 기존의 비선택적 5-HT4 수용체 작용제(예: 시사프라이드, 테가세로드)에서 문제가 되었던 심혈관계 부작용(QT 간격 연장, 부정맥)의 위험을 개선한 고선택성 5-HT4 수용체 작용제인 펠시세트라그(Felcisetrag), 벨루세트라그(Velusetrag)가 위마비 환자에서 위 배출 시간 및 증상 개선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는 메타분석 결과가 있다.
침술은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당뇨병성 위장마비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현재 평가 중인 다른 조사 치료법에는 pentapeptide ghrelin 수용체 작용제인 엘라모렐린(elamorelin), 메토클로프라미드 비강 스프레이가 있다.

E. 감별 진단

오심과 구토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다양한 감별진단 목록을 고려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질환들이 위마비와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 위마비와 증상이 매우 유사하며, 감별을 위해서 흔히 기능 검사가 필요하다.
위출구 폐쇄: 유사한 양상을 보이지만 기계적 폐색이 기저 원인이다.
주기적 구토 증후군(cyclical vomiting syndrome): 몇 시간에서 며칠 동안 지속되는 극심한 오심과 구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반추 증후군(rumination syndrome): 식사 후 소화되지 않은 음식을 매일 힘들이지 않고 토해내는 행동 장애이다. 위마비와 달리 오심이나 구토가 선행되지 않는다.
칸나비노이드 과다구토 증후군(cannabinoid hyperemesis syndrome): 장기간 대마초를 사용하면 간헐적인 구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증상 완화를 위해 뜨거운 샤워를 하는 경향이 있다. 대마초를 중단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정신 질환(psychiatric disorders): 불안 신경증(anxiety neurosis),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 폭식증(bulimia) 등의 정신 질환은 위마비와 혼동될 수 있는 지속적인 상부 위장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F. 예후 및 합병증

위장마비 환자는 지속적인 증상과 영양실조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12년 동안 추적 관찰한 당뇨병 환자 20명에 대한 연구에서 위배출 증상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 86명에 대한 또 다른 연구에서 위장마비 증상은 동반 질환을 조정한 후에 사망률과 상관 관계가 없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3차 의료기관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장마비 환자의 7%가 사망했고, 6년간의 추적관찰 후 환자의 22%가 장기간 경장 또는 비경구 영양 공급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3차 의료기관의 데이터는 일반 인구에서의 질병 결과를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 후에 발생하는 위장마비는 종종 12개월 이내에 호전된다.
위마비로 인한 합병증 발생률은 기저 원인에 따라 다르다. 장기간 위마비를 앓은 환자는 다음과 같은 합병증을 경험할 수 있다.
심각한 단백질-칼로리 영양실조
수술적 절제를 필요로 하는 위석(bezoar) 형성
말로리-바이스 열상(Mallory-Weiss tears)
시술 관련 합병증
재발성 입원
상당한 의료 부담
요약 및 핵심 정보
만성적인 위마비는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확실한 치료법이 부족하기 때문에 식이 조절과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한 비약물적 치료법이 중요하다. 의료인은 환자에게 자세한 교육을 제공하여, 소량의 식사를 여러 번 하고, 음주, 흡연, 탄산음료를 피하는 등의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을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오심, 구토, 조기 포만감, 식후 포만감, 복통 또는 복부 팽만감이 있는 환자는 위마비를 의심해야 한다.
위마비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기계적 폐쇄를 배제하여야 한다.
위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은 특발성 위마비와 당뇨병성 위마비이다.
위마비 환자에서는 복용 중인 약물의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아편유사제(opioid)는 위마비의 발병과 관련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심각한 체중 감소와 동반되는 경우, 섭식 질환(eating disorders)을 원인으로 고려할 수 있다.
위마비의 병리는 자율신경 기능 장애 및 위장관의 "운동조율기(pacemaker)" 역할을 하는 카할 간질세포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뇨병성 위마비는 특히 위전정부와 유문의 기능 장애, 그리고 유문 수축 증가와 관련이 있다.
신티그래피 위 배출 검사(GES)는 위 배출을 영상화하기 위한 표준 검사이며, 4시간 이상 시행해야 한다.
신티그래피가 불가능한 경우, 위배출 호기검사(GEBT) 또는 무선 운동 캡슐(WMC)을 사용할 수 있다. WMC는 GES에 비해 민감도와 특이도가 현저히 낮다.
위마비로 진단된 환자에게는 식이 조절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하며, 영양사 상담이 제공되어야 한다.
메토클로프라미드는 위마비 치료에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약물이지만, 지연성 운동 이상증에 대한 블랙박스 경고를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된다. 많은 약물(돔페리돈, 모사프라이드, 에리스로마이신, 프루칼로프라이드)이 증상 치료를 위해 허가 외(off-label)로 사용된다.
약물 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비약물적 요법으로 내시경적 치료, 수술적 치료, 영양 공급관 삽입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위마비와 관련된 이환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팀워크를 통한 접근 방식이 필수적이다. 영양사는 식이 조절에 대해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천 여부를 확인하여 피드백하여야 한다. 약사는 약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교육하면서 위 운동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약물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
1차 진료 의사는 위마비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가장 먼저 접하는 의료 전문가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위마비에 대한 평가 및 치료에 대해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1차 의료에서 해결이 어려운 경우에는 위마비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위장병 전문의에게 의뢰를 고려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