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바셀린

안녕하세요 피부과 전문의 더마탱입니다.
오늘은 바셀린에 대해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유튜브 및 SNS에 올라와 있는 바세린(바셀린)에 대한 내용을 보면 굉장히 자극적인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의료인들 또한 바셀린 하나만 바르면 색소도 좋아지고, 보습력도 좋아지고, 주름도 펴진다는 등 근거 없는 정보들로 시선을 끌고 이런 정보는 다른 유튜버들에 의해 재생산되고 파생돼가고 있습니다.
바세린의 피부과적 사용
바세린은 밀폐제에 한 종류입니다. 현재는 바세린의 단점을(발림성)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밀폐제 성분들이 개발된 상태이죠. 그럼에도 바세린에 대한 열풍이 SNS를 타고 열풍이 불고 있는데, 바세린은 피부과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도움이 되며, 어떤 경우에 주의가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바세린이란?
다른 이름으로는 Petroleum jelly, white petrolatum, soft paraffin이라고도 불립니다. 냄새가 없고, 맛도 없으며, 중성 성분으로 바세린은 면포를 유발하지 않고(Non-comedogenic),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고(Non-allergic), 피부에 자극도 적은 성분입니다.
피부과에 사용하는 수많은 약용 연고들에도 약 성분들과 함께 배합되어 사용되는 연고 기제(vehicle)가 바세린입니다.
바세린은 경피수분 손실을 줄여 보습에 도움이 된다.
바세린이 피부과적으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결국 경피수분 손실(Transepidermal water loos, TEWL)을 다른 성분들에 비해 많이 줄여주기 때문인데요. 바세린의 경우, 경피수분 손실을 50%에서 최대 99%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밀폐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바세린을 바르고 40분 후에도, 경피수분손실 감소가 46%로 다른 크림 대비 더 많은 수분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J Am Acad Dermatol. 2024 Apr;90(4):807-813.
하지만, 밀폐 정도가 너무 강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요. 각질층이 물에 불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피수분손실을 40% 이상 낮추는 것은 추천되지 않고, 바세린은 습윤제와 혼합해서 사용되게 됩니다. 또한 바세린의 경우 피부에 도포된 상태에서만 경피수분 손실을 줄여주게 되며, 바세린이 제거되고 나서는 그 효과가 유지되지 못합니다.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된다. J Dermatolog Treat. 2015 Apr;26(2):151-8.
상처 회복에는 습윤한 환경이 중요한데요. 항생제 연고 vs 바세린을 수술 절개 부위에 각각 사용해 상처 회복에 대한 비교를 해보면, 항생제 연고와 바세린에 상처 회복과 감염 예방에는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있습니다.
오히려 항생제 연고를 사용할 경우 접촉피부염 발생이 더 높아 특별한 사유가 아닌 깨끗한 상처 부위에는 바세린이 항생제 연고를 대신해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항생제 연고 또한 기제로 바세린 성분이 들어있어 상처 회복에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며, 항생제 성분이 상처 회복을 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 오해 주의 : 감염 위험이 없는 깨끗한 상처(clean wound)에서 바세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놀이터에서 넘어졌다면 깨끗한 상처가 아니니깐 바세린보다는 당연히 항생제 연고를 사용해야겠죠?!
바세린 사용의 주의사항
지성 피부 환자
얼굴은 피지 분비가 굉장히 많은 부위입니다. 건조 피부의 환자에게서 바세린은 강력한 보습제로서 도움이 되지만, 지성피부에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바세린 자체는 Non-comedogenic으로 모공을 막지 않는 성분이지만, 피부에 잔존하는 잔여물이나 피지가 바세린에 의해 폐쇄된다면 이는 여드름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즉 바세린으로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지만, 바세린 그 자체가 여드름을 유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숙아아에서 바세린은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J Am Acad Dermatol. 2024 Apr;90(4):807-813.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는 피부가 완전하게 성숙되지 않은 상태로, 바세린의 작용은 과다한 수화로 피부 장벽을 통한 칸디다 등의 진균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초기 일광화상에서 바세린 사용은 열을 가둘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바세린은 앞서 언급 드렸듯이, 여러 화장품에 보습제, 여러 약용 연고들의 기제로 많이 사용됩니다. 따라서 일광화상을 입고 뭐라도 발라야지 하는 분들은 바세린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에 내원하여 국소 스테로이드 로션을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입니다.